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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설] ‘선수’ 없는 민주, ‘난투극’ 벌이는 국힘… 경남 지선, 유권자는 안중에 없나

후보 등록 4일 전인데 대진표 ‘텅텅’… 전례 없는 ‘지방정치 실종’
민주당은 ‘험지’ 기피에 구인난, 국힘은 ‘명부 유출·고발·가처분’ 진흙탕 싸움

 

경남일간신문 |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한 축인 경남 지역이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불과 4일 앞두고도 ‘대진표’조차 완성하지 못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여당은 나갈 사람이 없어 후보 자리를 비워두고, 야당은 서로 나가겠다고 싸우다 사법부로부터 경선 무효 판결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민생을 책임지겠다는 공당들이 정작 후보조차 확정 짓지 못하는 이 무책임한 행태를 유권자들은 어떤 심정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 민주당의 ‘경남 포기’인가, 처참한 인물 고갈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합천군과 창녕군에 내세울 후보를 여태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남 전역에 후보를 내며 기세를 올렸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창녕에서는 공천했던 후보가 뒤늦게 출마를 포기하며 공천이 무효화됐고, 합천은 공모를 거듭해도 신청자 자체가 없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선거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아무리 보수세가 강한 ‘험지’라지만,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직무유기이자 지역 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길 곳만 나가겠다’는 계산기 두드리기식 정치가 결국 경남 북부권의 ‘정치적 공백’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 국힘의 ‘오만한 공천’, 법원까지 개입한 막장 드라마

거창군수 공천 과정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당원명부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자로 지목된 최기봉·이홍기 후보를 배제하고 2차 경선을 강행, 구인모 후보를 공천자로 확정했다. 하지만 법원이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구 후보의 공천은 사실상 무효화됐다.

 

여기에 경남도당은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된 인물들을 고발하고 공관위를 해산하는 등 정당 시스템은 이미 마비됐다. 공천권이 중앙당으로 넘어갔으나 후보 등록을 사흘 앞둔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고심 중이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천인가. 정당 내부의 민주적 절차가 자정 능력을 잃고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멈춰 선 것은 정당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됐음을 상징한다. 의령 또한 재경선 보이콧 등 촌극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 대결은 사라지고, 오직 ‘법정 싸움’과 ‘고발’만 남은 국민의힘의 파행은 경남 군민들을 심각하게 모욕하고 있다.

 

◇ 유권자는 ‘누더기 대진표’에 투표해야 하나

이제 후보 등록까지 남은 시간은 단 96시간뿐이다. 뒤늦게 후보가 결정된다 한들, 유권자들이 그들의 정책과 자질을 검증할 시간은 사실상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경남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한국 지방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람이 없어 비우고, 싸우느라 못 정하는’ 이 한심한 작태 속에 정작 주인인 유권자의 자리는 없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경남 도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최소한의 상식을 갖춘 대진표를 내놓아야 한다.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게 만드는 이 비정상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